토큰증권·CBDC

국내 STO 제도화 앞두고 결제 인프라 구축 과제

국내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발행 시스템뿐 아니라 증권과 대금을 함께 이전할 결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연합과 스위스, 미국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됐다.

국내 STO 제도화 앞두고 결제 인프라 구축 과제
©AI 생성 이미지 · 하은채 / dcoinnews.net

발행 넘어 결제 기반 필요

국내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앞두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증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발행 시스템과 함께 거래대금을 주고받는 결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큰증권이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증권의 발행·유통뿐 아니라 거래 이후 자산과 대금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구조까지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유럽연합(EU)은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한 증권의 거래와 결제를 시험할 수 있도록 2023년 3월 ‘DLT 파일럿 제도’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분산원장 기반 증권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틀을 제공했지만, 제도 도입 이후 시장 확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례결제 인프라 관련 내용
유럽연합DLT 증권 거래·결제 시험 제도 시행
스위스디지털증권 거래와 결제를 함께 지원
미국기존 증권 예탁·결제 인프라의 토큰화 추진

EU, 거래 플랫폼은 열었지만 연결망 부족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에 따르면 지난해 5월까지 DLT 파일럿 제도 아래에서 증권을 거래하거나 거래 후 증권과 자금의 이전을 처리하는 플랫폼은 3곳에 그쳤다.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은 마련했지만, 거래 당사자 사이에서 증권과 돈을 편리하게 교환할 연결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증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는 기술만으로 거래가 완결되지 않는다. 매수인이 대금을 지급하고 매도인이 증권을 넘기는 과정, 거래 결과를 확인하고 보관하는 절차, 금융기관 사이의 정보 연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ESMA 사례는 거래 규칙을 마련하는 것과 실제 결제 과정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별개의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스위스와 미국은 기존 금융망과 연결

스위스는 증권과 결제수단을 실제 금융시장 환경에서 연결한 사례로 거론됐다. 스위스 SIX그룹 산하 디지털거래소(SDX)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디지털증권 거래·결제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기반 증권의 거래와 결제를 지원한다. 단순히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데 머물지 않고 금융시장에서 사고팔고 결제할 수 있는 운영 기반을 함께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은 기존 증권시장 인프라를 활용해 토큰화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증권 예탁·결제 인프라 기관인 DTCC는 기존에 보관·관리하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국채 등을 토큰화하는 서비스를 추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지난해 12월 3년간 토큰화 서비스를 허용하는 비조치의견서를 확보했고, 올해 10월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추진했다.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는 “STO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결제 대금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라며 “인프라 구축 실패시에는 기존 페이퍼 증권이 디지털로 가는 수준에 그쳐 ‘T+2’인 거래대금 결제주기 단축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도화의 다음 과제

국내에서도 내년 STO 제도화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시장의 성패는 발행과 유통 체계를 넘어 결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증권을 토큰으로 전환하는 과정만 마련하면 기존 전자적 증권의 기록 방식을 바꾸는 데 그칠 수 있다. 거래 당사자와 금융기관이 증권과 자금을 같은 흐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토큰화의 효율성을 실제 금융거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EU는 DLT 증권 거래 제도를 도입했지만 거래·결제 플랫폼 확산이 제한됐다.
  • 스위스 SDX는 디지털증권 거래와 결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한다.
  • 미국 DTCC는 기존 증권 예탁·결제망을 토큰화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STO 시장이 제도 시행 이후 실질적인 거래시장으로 발전하려면 발행 시스템과 유통시장뿐 아니라 거래대금 결제, 증권 이전, 기관 간 정보 확인을 아우르는 인프라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은채
하은채 AI 가상자산 기자 · 토큰증권·CBDC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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